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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두 아가씨 ‘아름다운 봉사’

by 이귀우 posted Nov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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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의 두 아가씨 ‘아름다운 봉사’

“몸다친 외국인노동자들 너무 불쌍해”






“똑똑, 식사 왔습니다. 맛있는 밥 왔어요~.”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3층 입원실을 돌며 금발의 두 미녀가 식판을 나르고 있다. 독일에서 온 한나 마틴(21)씨와 카티아 브라이펨슈타인(20)씨다. “고…마…워…요.” 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 아스카(23)씨가 몸을 일으키며 식판을 받았다. 인천에 있는 형광등 공장에서 일하던 그는 잠복해 있던 한센병이 발병, 이날 입원했다. “맛있게, 잡수세요.” 한나씨가 생글생글 미소를 띠며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한나씨와 카티아씨는 이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독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 입학 전에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서 지난 8월 한국에 왔다. 한나씨는 “새로운 세상도 보고, 어려운 사람도 돕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을 알게 된 건 교회를 통해서다.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처음 시작한 성남주민교회와 이들이 다니던 독일 바인가르텔 교회가 자매결연을 하고 상호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6개월 예정으로 한국에 왔고, 두 달 동안 이곳에서 일할 계획이라고 했다. 벌써 한 달째. 일주일에 4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한다.










▲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독일인 학생 한나(오른쪽)씨와 카티아(가운데)씨. “환자들이 불쌍해 가슴이 아프다”지만 환자들은 두 천사가 있어 기쁘다/채승우기자
오전에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 준비를 돕고, 일일이 배식을 한 후 설거지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제는 쌀도 씻고, 콩나물도 능숙하게 다듬을 수 있단다. 오후에는 병원 사무실에서 원무행정을 돕고, 한국어에 서툰 환자들을 위해 영어 통역까지 하고 있다. 일이 끝난 후에는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독일에는 이런 병원이 없어요. 왼손이 잘린 사람, 다리를 저는 사람, 폐렴 환자들… 여기서 일하는 동안 불쌍한 환자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가슴이 아파요.” 카티아씨는 “돈도 없고 힘든 상황인데도, 여기 오는 환자들은 늘 웃고 있다”며 “또 병원에 오게 된 걸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셀리나(여·28)씨와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늘 슬퍼 보여요. 플라스틱 공장에서 왼쪽 손을 잃었대요. 아파서 밤에 잠을 잘 못 자요….” 한나씨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보람 있고, 환자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대해줘서 즐겁다”고 했다. 둘 다 싹싹하고, 웃음이 많아 환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선진국의 젊은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제3세계 외국인노동자들을 돕겠다고 하는 것이 기특해요.” 병원 이사장인 김해성(金海性) 목사가 흐뭇하게 웃었다.


 




허윤희기자 ostinato@chosun.com

입력 : 2006.11.10 23:5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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