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주독 한국대사관 신임대사로 베를린에 도착하여 공사다망한 대사의 업무를 시작한 문태영 대사는 아직도 시차와 여독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제일 먼저 베를린에 사는 6천여 동포를 대표한 한인회 임원들을 초청하여 3월 16일 오전 11시에 대사관 (Stuelerstr.8-10, 10787 Berlin)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방문 앞까지 마중나와 한인회 임원들을 반갑게 맞아준 문태영 대사의 모습은 봄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연초록의 넥타이의 색상만큼이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사관 측에서는 본 분관에서 근무하다가 베를린 대사관으로 부임해온 손선홍 공사와 김요석 영사가 배석했고 베를린 한인회 측에서는 김진복 회장을 비롯하여 하성철 사무총장, 임수자 재무 이사, 소병선 체육 이사, 김복주 사무장 그리고 이순희 교포신문 기자가 참석했다.
”이국 만 리에서 열심히 사시며 조국의 경제발전에 주춧돌을 놓아주신 여러 동포 여러분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말로 시작한 문 대사는 독일의 다른 도시는 방문한 적이 있지만, 베를린은 처음이어서 걱정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베를린이 마음에 꼭 들어 기뻤다면서 새 임지에 대한 사랑을 피력했다. 더욱이 독일 본 분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손선홍 공사가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고 모든 게 더욱 잘 될 것이라 했다.
이어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느낀다면서 이 모든 게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빛낸 주인공들 특히 김연아 선수 어머니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금년 11월에 처음으로 열리는 G20의 의장국이 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인정해 주는 대단한 일이라면서 파나마 대사로 지낼 때도 파나마의 국가 제1의 수입원인 파나마 운하 이용요금에 이바지하는 컨테이너선들이 아시아 경제의 강국인 한국, 중국, 일본이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로 중요도도 크게 인정받았고 그래서 세 나라의 대사들도 서로 자주 모이는 기회도 많았었다고 회상했다.
참석인 중에 대사님을 방송매체를 통하여 많이 뵈어 처음에는 뉴스 진행자인 줄 알았다고 언급하니 문 대사는 “아마도 제 모습은 보셨다면 항상 굳은 모습만 보셨을 것입니다. 외교통상부 대변인을 하다 보니 항상 심각한 내용만 보도하거나 논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항상 무거운 인상으로만 보였을 것” 이라 해서 모두 웃었다.
이어 김진복 베를린 한인회장은 지난겨울은 참으로 길고도 추웠는데 대사님이 오시는 날에는 모처럼 밝은 햇빛이 나와 자연도 대사님을 반기는듯 했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대사관과 한인회가 긴밀한 협조관계를 잘 유지해왔는데 대사님 제일 먼저 우리 동포들에게 관심을 보여주신것에 매우 감격했다 하면서 앞으로 더욱 좋은 관계로 한국과 한국인을 독일사회에 전하는 데에 힘을 합하고 싶다고 했다. 더욱이 작년에 발로 뛰는 영사 상을 받으신 손선홍 공사가 오셨으니 더욱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서 한인회의 사업과 행사계획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제일 먼저 하성철 사무총장은 베를린 한인회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한인회관 확장기금 마련에 대한 소개가 있었으며 한인회소속 모든 단체가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의 회관은 목표액이 약 40만 유로인데 현재 교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과 재외동포재단에서 찬조해준 돈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회관을 포함하면 약 20만 유로로 목표금액의 반절은 달성했다고 했다. 앞으로 이른 시일 내에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 반듯한 회관마련을 위해 대사관에서 많은 관심과 협조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사는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그다음엔 5월 23일에 있을 다문화 카니발행사의 소개를 임수자 재무이사가 했다. 2009년에는 카니발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뽑혀서 전통적인 무용수의 모습으로 한국을 홍보했으며 시집가는날의 주제로 준비 하면서 바퀴 달린 가마도 손수 만들기도 했다고 회고하면서 올해는 탈춤으로 준비 하고 있는데 탈을 만들거나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애로점을 비추자 선뜻 문화원과 협의하여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이어서 김진복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제1회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대회에 대한 계획을 소병선 체육 이사가 설명했다. 베를린은 1936년 하계올림픽 당시 마라톤 우승자였던 손기정옹이 치욕스런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리고 수상대에 올랐던 가슴 아픈 땅이다. 이곳에서 다시 손기정옹을 기념하는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암울했던 민족의 역사를 화합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고 마라톤 영웅 손기정옹의 정신을 세계인들과 함께 계승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함이라고 했다.
문 대사는 참가대상은 누구인가 물으면서 관심을 보였고 이에 김진복 회장은 한국은 물론 독일과 재외에 거주하는 동포 그리고 관심 있는 외국인도 포함한다고 했다. 첫해에는 전 구간이 아닌 10km 단축 마라톤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이에 업무추진을 하는 김복주 사무장은 독일육상연맹 총재의 도움으로 육상연맹 베를린지부장과 면담을 하고 관계부서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이나 워낙 업무분담이 철저한 부서 사이에서 정체된 듯 원활한 진행이 안 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하면서 대사님이 베를린 시장님께 협조공문을 보내주시면 업무추진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이에 문 대사는 배석한 김요석 영사에게 빠른 협조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늘은 한인회 대표 몇 분만 만났지만 4월 중에 한인회 임원들을 모두를 만나러 한인회관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작별을 고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동포들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시는 문태영 대사님을 보면서 어렵고 높게만 보였던 공관의 문턱이 자연스럽고 친근감이 들고 가슴이 훈훈해 오는 봄의 향기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