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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씨답게 청명한 토요일(9월 10일) 낮에 조용하던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 강당 앞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묘지에 딸린 성당이라 미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인적이 많지 않은 곳인데 여느 토요일과 달리 북적대며 사람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나름대로 멋을 부리고 나타난 베를린의 75세 이상 어르신들과, 거동이 쉽지 않은 어르신을 모시고 나타난 젊은이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거동이 가능한 젊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에서는 ‘내어주는 교회, 섬기는 교회’라는 모토로 베를린에 거주하는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종교와 상관없이 초대하였다.

행사가 시작되는 12시가 다가오자 어르신들이 속속 도착하였고 최경식 야고보 본당 신부와 봉사자들은 만면에 웃음을 짓고 어르신들을 맞이하였다. 오기로 약속한 어르신을 기다리는 사람도,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로 잔칫집 같았다.

행사가 열리는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 강당에는 봉사자들이 준비한 음식들이 한국의 호텔 뷔페처럼 잘 차려져 있었다. 안경을 낀 통돼지 바베큐와 연어회, 초밥 등 다양한 잔치 음식이 준비되었는데, 모든 음식이 전문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세팅한 것처럼 멋있었다.

행사장을 들어서는 어르신들은 음식을 먹기도 전에 이미 눈으로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어르신들이 도착을 한 후 최경식 야고보 신부는 음식을 차려 놓고 너무 오래 말하면 안 된다며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취지의 짧은 인사말을 했다.

젝트로 건배를 하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봉사자들이 전날부터 준비하고 당일 날도 아침 일찌감치 나와 준비를 해서인지 음식이 신선하고 맛깔스러웠다. 

1세대들은 독일에 온 시기와 이유가 비슷하고 예전에 동서독으로 분단이 되었던 당시에 베를린은 다른 독일과 달리 고립된 섬과 같아서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은 더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살아 와서인지 다들 가족 같고 이웃사촌 같았다.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건강과 안부를 챙겼다.

 

혼자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도 있었고 가족이 없는 정해인 할머니를 모시고 온 자원 봉사자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졌다.

베를린 국립 음대를 다니는 백수아씨의 성악으로 포문을 열었다. 한인 천주교회에서 주일마다 성가대에서 봉사를 하고, 천주교회 내 어머니 합창단인 ‘글로리아 성가대’도 맡아서 2년 만에 수준급의 합창단으로  이끈 재주꾼 백수아씨가 이날도 어르신을 위해 몇 곡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두 번째는 이날 봉사를 맡아서 해 준  베를린 천주교회 내 봉사 단체인 ‘울타리’를 이끌고 있는 윤명화 회장이 기타를 들고 나와서 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기타를 잡는 박광혜씨(화가)와 함께 듀엣으로 부르겠다며 ‘나의 고향’과 ‘서울의 찬가’를 함께 기타를 치며 불렀다.

60세를 전후한 두 봉사자가 기타를 치며 어느 한 시절 즐겨 부르거나 들었던 노래를 부르자 어르신들도 나지막한 소리로 따라 불렀다.

재주꾼인 윤명화 회장은 기타를 놓고 이번에는 아코디온을 켜며 ‘오빠 생각’을 다 같이 부르자고 제안했다. 떨어져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오빠이거나 아니면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오빠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다음으로 윤정자 봉사자와 윤명화 회장이 뼛속까지 공감이 가는 현대식 유머로 웃음보따리를 풀게 했다.

그리고 난 뒤 울타리 봉사자들이 나와 율동을 곁들여 개똥벌레를 부르고 북 공연을 하였다. 

봉사자 중에는 오랫동안 북을 배운 봉사자도 있지만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 40주년 행사 전야제(7월 2일)를 위해 6개월간 연습을 한 초보자들도 있었다. 전야제를 뜨겁게 달군 실력을 이날 다시 한번 풀어 놓았다. 2시 30분경에 ‘사랑으로’를 마지막 노래로 불렀다.

 

최경식 신부는 마지막으로 서운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두 분만 나오셔서 노래 한 곡을 부르시라고 하자 어르신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정수 한인 회장을 추천하였다.

  “한인회에서 해야 할 일인데 한인 천주교회에서 해 주셨다”며 내년에는 이런 행사를 한인회에서 개최할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인사말을 한 뒤 ‘울고 넘는 박달재’를 멋지게 열창했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난 뒤 최경식 야고보 신부는 건강하시고 마음의 평화가 가득하시고, 한결같은 여유를 가지시라고 작별 인사말을 하였다. 그리고 울타리 봉사자들이 한 달에 한번 이런 모임을 가지니 종교와 상관없이 많이 성당을 찾아와 주기를 당부하였다.

울타리 모임은 베를린 천주교회 신자들이 주죽이 되어 설립된 순수한 봉사 단체로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건강세미나와 법률 강좌, 여행 등 어르신들이 필요한 것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 모임은 열린 형태로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교민들이 참석할 수 있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이한 베를린 한인 천주교회에서는 이제까지 받은 은혜에 감사하면서 성당 안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베를린 지역 사회까지 한발짝 나아가자며 75세 어르신을 초대하는 행사를 준비하였다.

성당 차원에서 준비를 하였고 행사 준비는 사목위원들과 봉사 단체인 ‘울타리’에서 하였다. 기존에 이런 행사가 없었던 탓에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명단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명단이 만들어 지고, 주소를 파악하고 초대장을 보내고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을 파악하는 일부터 쉽지는 않았지만 울타리 봉사자들은 즐겁게 그 일을 맡아서 했다.

봉사자들도 대부분이 60세가 넘어서 이제는 쉬고 싶은 나이들인데도 불구하고  전날부터 음식 장만과 실내 장식을 하고, 당일 날은 일찌감치 나와 마지막 음식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다들 돌아간 다음에도 설거지 등 뒷일을 하느라 쉴 틈 없이 또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지막 청소와 설거지를 하는 봉사자들의 얼굴이 빛나고  발걸음은 가벼웠다. 뺨은 상기되어 핑크빛이 돌고 눈빛은 선하게 빛을 뿜으며 웃고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나가던 어르신의 밝은 표정과 많이 닮아있었다.

 ‘울타리’ 모임의 윤명화 회장은 “같이 일하는 봉사자들이 모두 고생스럽지만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즐겁게 일을 하고, 일을 하면서 서로가 일치단결하게 되어서 좋다”고 한다.

 

이번 행사 이후에 한인회나 타 종교 단체에서도 이런 모임을 가지려는 움직임을 보여, 한인 천주교회의 이번 행사는 베를린 교민 사회에 아름다운 나눔의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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