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5일 18시부터 베를린시 이웃동네 "Oranienburg Birkenwerder"의 부활절 토요일 모닥불축제에서 사물놀이안(우리음악, 사물놀이를 사랑,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들은 이곳 400여 명의 주민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멋과 향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었다.
"Birkenwerder"에서 10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사물놀이 세미나의 일환으로 펼쳐진 이번 공연은 신명나는 거리행렬로 시작하여 축구장에서 판 굿으로 신명의 절정에 이르렀다.
서울종합예술대학 연희과에서 한국전통예술을 전공한 베를린 한인 2세 김보성양이 기획하고 최영숙천둥소리, 신명사물놀이패 매니저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사물놀이 연구교육사업을 실시하여 많은 호응과 성과를 올리고 있는 사단법인 한울림이 주관했다.
스위스 사물놀이 팀에서 장구를 맡고 있고 경기도 도당굿 장단을 치면서 구음도 한국인 비슷하게 소화시키는 헨드리에케와 힐데, 불란서 태양연극단 단원들, 빈센트, 마티외, 도미닉 그리고 함부르크와 마인츠등 9개 독일도시에서 13세에서 61세까지 60여명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는 장소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고 사단법인 한울림에서 3명의 지도교사를 파견시켜 수업료가 없었다. 참가자들이 일주일간의 공동체 생활에서 순번식 식사당번 때문에 빠지는 한 시간 수업조차도 몹시 안타까워했을 뿐 아니라 밤3시가 넘도록 '덩덩 궁딱궁 덩따따 궁딱궁' 구음도 곁들여 배운 것을 익혔다. 사물놀이패는 베를린 한인 2세들로부터 시작되었지만 기초설장구 반, 판굿 반, 호남우도농악반으로 짜여져 실시되니 이번 세미나에 많은 독일 청소년들이 참석하여 유럽에서도 사물놀이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목요일에는 강태성 주독대사관 문화원장과 이정일 사무관이 현장을 방문, 참가자들을 격려해 주었고 음료수와 후원금 200유로를 기증하였다.
청소년회관과 현대식 부엌이 있는 큰 학교를 무료 대여해 준 "Birkenwerder/Burgemeister는 사물수업을 지켜보면서 "어려운 수련을 하고 있다"며 대리를 통해 음료수도 전달했다.
사실 사물놀이는 남사당(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연주를 하고 각 지역의 풍물가락도 터득한 풍물패)패 출신의 김덕수가 우리의 전통음악인 풍물굿, 삼도농악에서 타악기만 빼내 무대화시킨 것이다.
경기도와 서울, 충청지방의 "웃다리 농악", "경상도 지역의 "영남농악" 그리고 호남의 "우도농악"을 삼도농악이라고 하는데 웃다리 농악의 특징으로는 꽹과리가 두 편으로 갈라 주고받는 짝쇄가락이고 영남농악에서는 별 달거리라는 장단에 맞추어 공연 중 소리(하늘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올해도 풍년이요 내년에도 풍년일세….)를 하며 호남우도농악에는 다양하게 변화되는 굿 가락 속에 초보자들은 흉내도 못내는 엄청나게 발달된 장구가락이 있다.
이번에 판굿 반을 맡아 지도하고 20여 년 전 첫 번째 사물놀이 겨루기에서 입상한 뒤 한울림에 몸담고 있는 장현진씨는 "우리 것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사명감 없이는 국내에서 한국 전통문화 전문인 삶의 길은 쉽지 않다. 조상의 얼이 담긴 전통문화를 통해 외국에서 자라는 한민족 후세들의 정체성 형성과 확립과정에 기여하는 것과 외국인들이 한국문화, 우리가락을 접할 수 있고 한국 고유의 악기를 다루면서 우리나라를 이해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는데 큰 보람을 느끼며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우도농악을 지도한 합천출신인 주영호 선생은 "요즈음 경상도에서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서울 예술종합대학 과반수 이상의 학생들이 경상도 태생이라 언젠가는 호남사람들과 경기도인 들이 경상도에 가서 웃다리 농악과 호남우도농악을 배워 갈 것"이라며 하얀 이를 내 놓고 환하게 웃는다.
일요일에는 청소년 회관에서 일주일동안 배운 전통문화예술을 시범하여 그곳에 참석한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고 청소년회관 관계자들과 내년에 또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세미나는 성황리에 끝났다. 김덕수 예술단장을 비롯한 한울림 사물놀이 팀은 6월 월드컵 때 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베를린, 뮌헨, 하노버, 프랑크푸르트지역으로 예정된 독일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