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독일대사가 한국민에게
독일 통일의 날을 맞아 오늘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역사는 양국 모두에 10월 3일을 경축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선 개천절을 맞은 한국민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한국민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한국과 독일은 오랜 기간 우정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양국은 세계화시대에 성공적인 경제·과학·기술 협력 파트너입니다.
양국은 지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킬로미터’로 측정되는 거리는 별 의미가 없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활력 넘치며 창조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양국이 서로를 친밀하게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문화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한국과 독일의 젊은이들은 50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훌륭한 영화와 현대 미술 작품들은 상호 관심의 증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한국민과 독일 국민은 모두 혁신과 기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분야야말로 양국 관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세기 후반에 경탄할만한 에너지를 갖고 경제를 재건했습니다. 현재 많은 독일인들의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역동적이며 에너지 넘치는 성장에 깊은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독일은 유럽연합 회원국 중 최대 교역 파트너입니다. 양국의 교역량은 200억달러를 넘겨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한국의 유럽에 대한 수출이 북미 수출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소비시장과 엄청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유럽 연합은 한국의 중요한 유망 파트너로 부상 중입니다.
많은 독일인들은 한국의 분단 상황에 특별한 이해를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일은 중부와 동부 유럽의 자유라는 좀 더 큰 틀 내에서 국가 분단을 극복하는 행운을 가졌습니다. 동독인들은 1953년 막강한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하여 시위를 벌인 최초의 국민이었으며, 독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 노력했습니다. 덕택에 베를린 장벽은 1989년 11월 붕괴됐습니다. 독일 통일에 관한 국제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의 동맹국과 친구, 파트너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1990년 10월 3일 구동독은 자유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회의 의지에 따라 독일연방공화국에 편입되었습니다. 우연히도 독일 통일은 한국의 국경일에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우연이 앞으로 양국 모두에 행운과 지혜를 가져다 주는 신호라고 기대해봅니다.
(노르베르트 바스=Norbert Baas·주한 독일대사)